당구공의 현란한 움직임은 석회 가루인 '초크' 덕분에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마법의 가루'라고 불리며 당구의 혁명을 이끈 초크의 정체, 김유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앞으로 나아가던 공이 갑자기 꺾이고 줄로 끌어당긴 듯 뒤로 돌아옵니다.
당구가 빚어내는 감탄의 순간들. 모두 공의 회전력 때문에 가능한데, 그 비밀은 바로 초크에 숨어 있습니다.
석회 가루로 만들어진 초크는 3쿠션 세계랭킹 6위의 조재호 프로에게도 필수품입니다.
큐대로 공을 치는 지점, 즉 당점이 정중앙에 있을 땐 안정적으로 공을 밀어내지만 당점이 측면에 있을 땐 공의 둥근 면 때문에 큐대와 미끄러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빗맞음, 즉 '큐 미스'가 나기 쉬워지는거죠.
이 때 초크가 마찰력을 높여 미끄러지는 걸 방지합니다.
[조재호]
"가죽이 부푸러기처럼 올라왔잖아요? 초크가루를 안에 미세하게 입히는거죠."
물론 초크의 원리는 다른 종목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박종철]
"클라이밍 할 때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 바르는 것들, 체조선수들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
하지만 이 석회 가루가 정밀함의 극치인 당구를 만나면서 특히 빛을 발합니다.
미끄러짐 때문에 공의 중앙만 밀어내야 했던 초기의 당구. 하지만 초크의 도입으로 당점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끌어치기 등의 다양한 기술들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초크칠이 안되면 프로 선수도 샷 미스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오우!"
"초크칠을 안하면 회전력을 많이 주기가 굉장히 불편해지는거죠."
반대로 초크칠이 좋으면 초보 기자도 제법 모양새가 나옵니다.
"하나 둘 셋! 어 좋아요."
마찰력 덕에 빗맞을 우려가 줄어듭니다.
"나이스!"
200년 전 '마법의 가루'로 불리며 당구계에 혁명을 일으킨 초크. 간단한 과학원리 덕에 현대 당구의 현란한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